제주4·3유족회가 18일 오전 국회 앞에서 2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4·3유족회 제공
“국회 앞에서 4·3영령들에게 사죄하고 삭발을 하며 울부짖어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답을 해야 한다.”
제주4·3유족회(회장 송승문)가 18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회에 2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며, 상복을 입고 노제를 지냈다. 이날 제주에서 100여명의 유족이 상경한 가운데 강은택·현영화·김성도·장임학씨 등 유족회 간부 4명은 항의의 표시로 삭발을 하기도 했다.
유족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해마다 추념식에 참석했던 각 당의 정치 지도자들과 지역구 국회의원들 모두가 한목소리로 올해 안에 4·3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가 다 저물어가는데도 4·3특별법 개정은 한 치의 진전도 없다”고 분개했다.
제주4·3유족들이 18일 국6s4회 앞에서 2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4·3유족회 제공
유족회는 이어 “유족들은 결연한 의지와 각오로 4·3특별법 개정 쟁취를 위한 투쟁을 해 나가겠다. 하루 속히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4·3특별법 개정안을 내놓고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 ‘역사의 비극을 외면하지 말라’고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삭발한 4·3유족 김성도씨는 “4·3을 외면한 국회를 개탄한다. 정부와 국회는 더는 4·3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의지를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삭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승문 유족회장은 “4·3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4·3 추념식 행사장에는 국회의원의 입장을 거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4·3유족회는 앞서 지난 6월에도 국회 앞에서 상복을 입고 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요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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