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는 8일 제주도청 앞에서 국회의원들이 탄 버스를 향해 철저한 국정감사를 촉구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8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의원들의 도민 의견 수렴 요구에 대해 “애초 10월에 기본계획 고시를 예상했으나 가능한 주민들과 소통하겠다. 10월30일까지 제주도와 추가 의견을 수렴하고 기획재정부와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가 이달 말까지 예정했던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는 조금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토부는 주민설명회와 검토위원회 회의 등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를 통해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용역보고서에서는 지금의 제주공항 보조활주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그 방안에 대해서는 사전 타당성 조사용역 검토보고서에서 연구결과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수요예측도 용역보고서마다 달라 제2공항이 시급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지금 주민 수용성 절차가 남아있는데 시간을 정해놓고 하지 말고 제기되는 문제점에 대해 실질적으로 다시 한 번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서 도민들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보면 환경부는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으로 이해당사자 의견 등 주민 의견 수렴을 구체적으로 하라고 제시하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8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
이에 권 실장은 “제주공항 확장은 관제시스템의 개선, 공역 문제 등 19개의 조건이 해결돼야 하는 문제여서 현실적으로 반영이 어렵다. 그래서 제2공항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또 “입지 타당성에 대한 재조사를 했고, 입지선정 타당성 검증을 위한 검토위원회 회의도 14차례 했다. 주민설명회도 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국정감사가 열린 제주도청 앞에서는 이날 오전 제주도 내 111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와 지역주민 등이 ‘제2공항 원천반대’, ‘제2공항 철회하라’ 등의 펼침막과 손팻말, 만장 등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도청 앞에서 국회의원들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 버스를 둘러싸고 항의 농성을 벌여 버스가 10여분 남짓 대기했으며, 의원들에게 의견서를 전달한 뒤에야 버스가 도청 안으로 들어섰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날 “2015년 말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된 뒤 만 4년이 돼 가지만 제2공항을 둘러싼 부실과 의혹은 해소되지 않은 채 국토부의 일방통행으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현실은 국회나 중앙정부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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