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방대원들이 제주시 외도동이 태풍의 영향으로 하천이 범람하자 통제선을 설치하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제18호 태풍 ‘미탁’의 직접 영향권에 접어든 제주지역에서는 송수관 파열로 제주시내 2만여 가구가 단수되고 주택 파손으로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지역에는 2일 오전 8시를 기해 육·해상에 태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1일부터 2일 정오까지 지점별 누적 강우량은 제주 156.7㎜, 서귀포 131㎜, 성읍 257.5㎜, 표선 227㎜, 고산 103㎜, 월정 244.5㎜ 등이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최대 순간풍속은 한라산 윗세오름 초속 29.3m, 진달래밭 25.1m, 월정 23.9m 등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제주시 해안동 무수천이 범람하면서 애월 정수장에서 월산 정수장으로 연결된 송수관이 파열됐다. 월산 정수장이 공급하는 가구는 2만여 가구다. 이 때문에 제주시 외도·도평동 등 지역이 단수됐고, 제주시내 연동, 노형동 등 일부 지역도 단수 또는 수압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4시30분께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에서 강풍에 주택 5동과 창고 2동 등이 파손돼 8가구 이재민 25명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신아무개(82)씨 등 3명은 경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주민들은 국지성 돌풍 등의 영향으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시 구좌읍 구좌중앙초등학교의 지붕이 날아가면서 일부 교실이 피해를 입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시 애월읍과 한림읍, 구좌읍 등 도내 곳곳의 주택과 도로 등 30여건의 침수피해가 접수됐고, 구좌읍 일대에서는 327가구가 한때 정전됐다.
제주도교육청은 도내 유치원과 학교 312개교 가운데 19개교가 휴업했으며, 293개교가 하교 시간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소방대원이 제주시 용담동의 주택침수지역에서 물을 빼내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이날 오전 제주시 구좌읍 구좌중앙초등학교 2층 본관 지붕이 강푸에 날아가면서 4개 교실에 물이 쏟아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학교가 휴업을 결정한 상태여서 학생들은 없었다.
제주 기점 국내선과 국제선도 이날 대부분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또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 8개 항로 14척은 모두 결항됐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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