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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에서 ‘제주4·3 위령제’ 열린 까닭은

등록 2019-09-30 20:50수정 2019-09-30 20:51

4·3 수장 희생자 추정 주검들 위무
쓰시마인들 수습해 공양탑 세우기도
‘4·3한라산회’·김시종 시인 등 주최
일본 쓰시마에서 29일 열린 제주4·3 희생자 위령제에서 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회장이 위령굿을 집전하고 있다. 사진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일본 쓰시마에서 29일 열린 제주4·3 희생자 위령제에서 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회장이 위령굿을 집전하고 있다. 사진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일본 쓰시마에서 제주4·3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위령제가 열렸다. 지난 9월 29일 열린 ‘제3회 제주도 4·3사건 희생자 쓰시마·제주 위령제’는 4·3을 생각하는 일본인들로 구성된 ‘4·3 한라산회’가 주관하고, 재일동포 김시종 시인 등 일본과 제주의 4·3 관계자들이 주최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가미쓰시마 사고만에서 치러진 위령제는 4·3과 한국전쟁 시기 떠밀려온 수백여구의 주검을 수습한 바닷가에 들어선 공양탑 참배에 이어 인근 미나토하마 씨랜드에서 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회장 등 회원들이 위령굿을 집전했다.

이날 위령제에 참가해 공양탑 앞에 선 김시종 시인은 “쓰시마에서는 4·3과 1950년 전후 한반도에서 흘러들어온 수백여구의 수장 학살된 주검들을 수습하고, 이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공양탑까지 건립했다. 영령들이 내는 듯한 쓰시마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공양탑 앞에 서면 희생자들이 우리를 만나게 해주는 것 같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 시인은 또 “제주4·3이나 한국전쟁을 전후한 예비검속자 학살,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민족적 비극마저도 제국 일본의 식민통치에서 유래한다. 이 공양탑은 희생자들의 위령에 그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의 민심을 어루만져주는 자애로운 탑으로 위령자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일동포 김시종 시인이 29일 일본 쓰시마 사고만에 건립된 4·3과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를 위한 공양탑에 분향하고 있다. 사진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재일동포 김시종 시인이 29일 일본 쓰시마 사고만에 건립된 4·3과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를 위한 공양탑에 분향하고 있다. 사진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이날 위령제를 추진해 온 4·3한라산회의 나가타 이사무 고문은 “쓰시마와 제주를 연결하는 4·3 위령제는 국경을 넘어 한·일 양국의 민중이 해내야 할 운명에 있다”고 말했다.

미나토하마 씨랜드에서 열린 위령굿에서는 수장된 영혼들을 땅 위로 올리는 요왕질치기 등으로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사고만에 있는 공양탑은 쓰시마의 시민인 에토 유키하루(62)의 부친인 에토 히카루가 1950년 전후 떠밀려온 한국인 주검을 지역민들과 함께 수습하고 영령들을 위로했던 유지를 모아 2007년 5월 주검들을 매장했던 곳에 세웠다. 공양탑에는 “한국전쟁의 전화로 희생된 남녀노소의 주검이 한반도로부터 해협의 거친 파도를 타고 이곳으로 밀려 올라왔다. 그 수는 수백에 이른다”고 적혀 있다. 그때 <쓰시마신문>에는 “손목을 철사로, 발목은 끈으로 묶인 주검도 있었다. 쓰시마의 이즈하라 서쪽 해변으로 표류한 주검들은 과학적으로 보았을 때 제주에서 밀려온 주검들일 것이다”는 기사가 나와 있다. 앞서 4·3한라산회는 지난 4월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 터에서 4·3 행방불명인 위령제를 지내기도 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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