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추가 항로가 개설되면 법적 보호종인 연산호 군락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등은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브리핑을 열어 4차례에 걸친 ‘제주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산호충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해군과 제주도는 최근 해군기지의 항로에 대한 추가 지정·고시를 추진하고 있다. 이 항로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인 범섬을 가로지르는 항로로, 천연기념물 442호인 연산호 군락지 내에 있는 저수심 암초 지대 준설은 해양환경 훼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들은 이 신규 항로가 기존 77도 항로와 거리가 불과 100m 이내로 현재로도 항만 운항에 따른 각종 피해가 예상돼 조사가 필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반대주민회 등은 제주연산호조사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신규 항로를 위해 준설이 필요한 해역을 조사한 결과 수심 9~15m에 다양한 종류의 산호충류와 다수의 미확인종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는 밤수지맨드라미, 연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둔한진총산호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과 해송과 긴가지해송 등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빛단풍돌산호와 거품돌산호 등 CITES(국제적 멸종위기종의 국가 간 거래에 관한 협약) 지정 멸종위기종 등 국내외 보호종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신규 항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멸종위기종 산호충류를 훼손하고 지형을 변경해야 한다. 신규 항로가 계획된 곳은 국내외 연구자들이 인정한 산호충류 핵심 서식지로, 서귀포 해역에 환경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문화재청도 이미 제주도가 낸 문화재 현상변경허가 신청서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신규 항로 추진 계획 백지화를 요구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 제주연산호조사 태스크포스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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