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바다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남송대의 인장 2개와 인장함 1개가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와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유식)은 30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해역에 대한 공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기관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신창리 해저에 대한 조사를 통해 해저에 있는 바위 사이 모래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인장 2개와 인장함 1개를 발굴했다. 이번 발굴한 인장은 선박에 타고 있던 상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2개 모두 재질은 목재이다.
인장 가운데 하나는 가로 1.7㎝, 세로 1.7㎝ 높이 2.3㎝의 정사각형으로 도장 몸체 위에 단순한 형태의 손잡이인 인뉴(印?)가 있다. 인면(印面)에는 ’근봉’(謹封)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근봉은 ’삼가 봉한다’는 의미로 서신을 발송할 때 봉투에 찍거나 물건을 포장한 뒤 그 위에 찍는 용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인장은 가로 1.4㎝, 세로 2.8㎝, 높이 2.2㎝ 크기로 인면에 길상무늬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조각으로 발견된 인장함은 사각형 몸체에 뚜껑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성분은 납과 주석이다. 이들 기관은 400여점의 도자기 조각들도 발견했다.
제주 신창리 수중 유적은 1983년 3월 마을 해녀가 물질하다 발견한 금제장신구를 신고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같은 해 4월 당시 문화재관리국이 금제장신구 2점을 발견했고, 1997년에는 제주대학교 박물관이 추가 조사를 통해 중국 남송시대 도자기(청자)를 확인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9월 수중탐사로 ‘금옥만당’(金玉滿堂), ‘하빈유범’(河濱遺範) 명문이 찍힌 청자를 포함해 500여점의 남송대 청자 조각을 추가로 수습했다.
이들 기관은 신창리 수중유적이 당시 중국과 한반도, 일본 간 해상교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