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제주시 평화로 갓질에 세웠던 차량이 태풍의 영향으로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제17호 태풍 ‘타파’가 강타한 제주지역에는 곳에 따라 700㎜의 폭우가 쏟아지고, 주택가 침수와 각종 시설물의 파손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하늘길과 뱃길도 이틀째 끊겨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 곳곳에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20~35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시간당 20~30㎜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22일 오후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폭우로 인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강우량 집계를 보면, 21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제주시 산간지역인 한라산 어리목 일대에 698.5㎜, 한라산 관음사 지역에 681㎜, 윗세오름 576㎜의 폭우가 쏟아졌다. 또 제주시 노형동 일대에 478㎜, 신제주 384㎜, 봉개동 421.5㎜ 등의 폭우를 기록했다. 반면 제주 서부지역인 제주시 한경면 고산지역에는 64.5㎜ 대정 52㎜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22일 오전 제주시 용두암해안도로에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허호준 기자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는 지난 21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250여건의 각종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 삼도1동 건물 등이 침수되고, 제주도 내 상가 간판 등이 바람에 훼손되는가 하면 신호등과 전신주 등이 꺾이거나 기우는가 하면 가로수 등이 쓰러져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22일 서귀포시 서호동 태양광 패널이 무너져 소방관들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서귀포시 강정동 한 주유소에서는 폭우와 강한 바람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담벼락이 무너졌고, 태양관 패널 등이 바람에 훼손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또 제주시 한경면 지역에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정전되는 등 모두 1300여구가 정전되기도 했다. 태풍이 지난 뒤에는 감귤원 등 각종 농작물 피해도 잇따를 전망이다.
신호등이 꺾여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태풍의 영향으로 하늘길과 뱃길도 이틀째 중단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날 대부분의 국내외 항공편이 결항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날 오후 2시 현재 모두 371편(도착 186편편, 출발 185편)편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오후에도 항공편 33편(출발 10편, 도착 23편)이 결항했다. 전남 목포와 녹동, 여수 등을 잇는 8개 항로 14척의 여객선 운항도 이틀째 통제됐다.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22일 오후 5시까지 제주공항을 오가는 모든 국내외 항공편이 결항됐다. 허호준 기자
이날 오전 제주국제공항에는 결항 소식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공항을 찾은 관광객과 도민들이 항공사 창구에서 대기표를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제주시 해안도로에는 집채만 한 파도가 몰아쳤다. 한라산 입산과 제주올레도 통제됐고, 방선문 계곡 진입로도 불어난 빗물로 진입이 금지됐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