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19인명구조견 ‘초롱’이 15일 제주시 조천읍 세미오름 인근에서 길을 잃고 탈진한 80대 노인을 찾았다. 제주도소방안전보부 제공
제주에서 119인명구조견이 길을 잃어 움직이지는 못하는 노인을 구했다. 16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 15일 오후 2시20분께 제주시 조천읍 새미오름 인근 농장에서 길을 잃고 탈진해 움직이지 못하는 ㄱ(89)씨를 발견해 극적으로 구했다.
평소 치매 증세가 있는 ㄱ씨는 전날인 14일 오후 5시30분께 인근 조천읍 대흘리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이 다음날 새벽 1시께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119 종합상황실로 공동대응을 요청해 이날 낮 12시께부터 관할 동부소방서와 의용소방대, 드론, 제주소방서 119인명구조견, 지역 주민과 군인 등 220여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다.
소방본부는 119구조견 ‘초롱’이 수색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난 뒤 세미오름 인근 농장 안에서 ㄱ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ㄱ씨는 온 몸이 쇠약한 상태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응급처치를 한 뒤 급히 병원으로 옮겼다.
이번 ㄱ씨를 발견한 119인명구조견 초롱은 5살의 래브라도 리트리버다. 인명구조견 자격에 필요한 전문교육을 받고 지난 4월 제주소방서 119 구조대에 배치된 뒤 처음 구조에 나섰다.
제주소방서 관계자는 “관광객 증가 등에 따라 길 잃음 사고 등 119 인명구조견의 활동범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보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구조견의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 119인명구조견은 지난 2000년 처음 배치돼 지금까지 324차례에 걸쳐 수색현장에 출동했고, 29명의 생명을 구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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