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원희룡 제주지사의 입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권을 ’가짜 촛불 정권’, 문재인 대통령을 ‘권력의 끝판왕’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던 원 지사가 이번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상식과 보편적 정의를 버리고 분열과 편 가르기를 택했다”며 비난했다.
원 지사는 지난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끝내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조국을 임명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원 지사는 “권력의 오만은 결국 국민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오만은 풍요와 아침 식사를 하고, 빈곤과 점심식사를 하며, 악명과 저녁식사를 한다’고 했다. 집권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 문재인 대통령은 벌써 ’악명’과의 만찬을 선택한 것인가”라며 맹비난했다. 원 지사는 이어 “지도자의 어리석은 고집은 무능과 실패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어려운 경제와 민감한 안보가 더욱 걱정스러워졌다. 민심에 맞선 권력의 질주와 그 예정된 결말을 또다시 지켜보게 되었다”고도 했다.
이런 원 지사의 글에 ‘동감한다’ ‘이해가 간다’는 등 원 지사의 의견에 찬성하는 댓글도 있지만, “제주도정이나 신경 써라”며 반대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앞서 원 지사는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서 문 대통령을 “외통수 고집불통에 오만이 권력의 끝판왕”이라며 독설을 내뱉었는가 하면, “내년 총선은 민심이 권력을 심판해야 한다. 촛불민심이 기득권화된 가짜 촛불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대학교 동기인 조국 법무부 장관이 후보자 때는 “친구 조국아, 이제 그만하자”며 후보사퇴를 촉구하기도 하는 등 최근 도지사 당선 이후 자제하던 정치적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
한편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원 지사가 대토론회에서 보수 야권 통합을 촉구하면서 “제주도민의 민심과 함께 지원과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공명선거 협조 공문을 보내 “원 지사의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공무원 선거 중립’ 등 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발언 자제를 요청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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