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21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에서 대책위 관계자들과 쓰레기 문제 해결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시 봉개동 일부 주민들이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 연장을 둘러싸고 봉개동 매립장을 한때 막아서며 빚어졌던 행정기관과 주민들 간 갈등이 가까스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제주도는 원희룡 지사와 제주시 봉개동 매립장 주민대책위원회가 지난 21일 6시께부터 2시간 남짓 봉개동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에서 만나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에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대책위가 쓰레기매립장을 막아서며 반발한 것은 지난해 8월 제주도와 제주시, 대책위 간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을 올해 10월 말까지, 매립장 내 음식물·재활용품 처리시설 사용기한을 2021년 10월31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봉개동 매립장 연장 사용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나, 약속보다 1년 6개월 정도 늦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날 원 지사는 대책위 쪽과 비공개 면담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악취를 비롯한 많은 불편을 비롯해 생활 편의가 희생되는 일이 진행된 데 대해 죄송스럽다. 주민과 약속한 사항에 대해서는 도지사가 책임지고 이행될 수 있도록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또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악취 저감을 위한 처리공법, 예산 추가 투입, 기술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보다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 방법을 연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실무협의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실천할 수 있도록 주민들과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호 대책위원장은 “오는 10월31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쓰레기 반입을 허용할 예정이며, 제주도·제주시와 함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주민들의 요구사항과 협약사항을 추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말까지 쓰레기 처리는 한숨을 돌렸으나, 대책위와 행정기관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또다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도는 총사업비 1200억원을 들여 서귀포시 색달동 3만4737㎡의 터에 하루 처리량 340t 규모의 음식물 폐기물 처리시설을 건립해 2021년 11월부터 제주 전역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기획재정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지연 등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2023년 상반기에야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