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람’ 조각으로 유명한 오귀스트 로댕이 조각한 피아노.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 제공
‘근대 조각의 거장’이자 ‘생각하는 사람’ 조각으로 유명한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이 조각한 피아노를 만날 수 있는 박물관이 제주에 문을 열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세계자동차박물관은 세계 여러 나라의 희귀한 피아노를 수집해 전시한 ‘피아노 박물관’을 개관했다고 23일 밝혔다. 박물관 이름도 ‘세계자동차박물관’에서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대표 김영락)으로 바꿨다. 2008년 문을 연 세계자동차박물관은 세계의 자동차 100여대를 전시하고 있다.
이번에 문을 연 피아노박물관은 건반악기의 조상으로 불리는 하프시코드부터 1900년대 초기 그랜드피아노까지 모두 33대를 선보였다. 이들 피아노 가운데 앤티크 블라시우스 앤드 선즈 커스텀 카브드 그랜드피아노(Antique Blasius & Sons Custom Carved Grand Piano)는 로댕이 1888년 직접 조각한 피아노 작품이다. 프랑스의 유명 극작가 겸 화가인 유진 모랑이 로댕과 ‘블라시우스 앤 선즈 피아노사’에 맡겨 제작했다.
세계의 희귀 피아노들을 한데 모은 피아노박물관이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문을 열었다.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 제공
로댕은 이 피아노에 음악 · 드라마 · 연극·문학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조각으로 담아냈다. 건반의 양쪽 아래에는 중세풍의 노래를 부르는 음유시인들의 얼굴이 조작돼 있으며, 건반 양쪽 끝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천사들이 조각돼 있다. 특히 이 피아노 뚜껑에는 단테의 신곡 가운데 ’천국’을 표현하기 위해 조각된 100명의 천사들의 모습은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아트케이스 브로드우드 앤드 선즈 그랜드 피아노(1891년), 플라이엘 아트케이스 업라이트 피아노(1885년), 에라르 런던 그랜드 피아노(1870년) 등도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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