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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제주

이국적 풍경 제주 상징 중문단지 야자수 사라진다

등록 2019-07-17 13:47수정 2019-07-17 21:58

관광공사, 안전사고 위협 280여 그루 제거
오는 9~10월 카나리아 야자수 등으로 대체
지난해 태풍으로 부러진 중문관광단지 내 워싱턴야자나무.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 제공
지난해 태풍으로 부러진 중문관광단지 내 워싱턴야자나무.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 제공
이국적인 풍경으로 제주를 상징하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워싱턴야자수들이 사라진다.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1단계 개발 지역(단지 내 서부지역)에 심은 워싱턴야자 280여 그루를 모두 제거하고 그 자리에 대체 수종을 심을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베어낼 야자수들은 지난 1982년 가로수용으로 심은 것으로 그동안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이색 풍경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그러나 야자수가 노후화 돼 지난 2016년 1월에는 5일 동안 한파와 계속된 강풍으로 상당수의 야자수의 상단부가 절단되는 등 훼손됐고, 지난해 태풍 솔릭과 콩레이 등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100여 그루가 도로에 쓰러지거나 부러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태풍철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 이번에 제거하게 됐다고 공사 쪽은 밝혔다.

공사의 말을 들어보면, 단지 내 1단계 개발 지역에 심은 야자수는 모두 480여 그루로 이 가운데 200여 그루는 이미 강풍 등의 영향으로 사라졌고, 현재 280여 그루가 남아있는 상태다.

공사는 지난해부터 학계 및 전문가 자문회의와 야자수 전수 조사, 중문관광단지 입주업체 대표자회의 등을 거쳐 최근 야자수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단계 개발 지역(단지 내 동부지역)에 심은 야자수 320여 그루는 2000년 이후 심은 것이어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공사 관계자는 “야자수 수령이 50년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지금 남은 280여 그루는 심은 지 35년이 넘어 수명이 거의 다 됐고, 이 상태로 두면 강풍으로 쓰러지거나 꺾여 차량이나 보행자의 안전사고가 우려돼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공사는 이달 말까지 1단계 지역의 야자수를 모두 베어내고, 오는 9~10월께 카나리아야자와 종려나무 등으로 대체해 이국적인 풍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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