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노루 개체 수가 지난해보다 500여마리 늘어난 4800여마리로 추정됐다. 허호준 기자
제주 산간지역에 서식하는 노루가 4800여마리로 추정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9∼10월 노루가 자주 나타나는 제주시 구좌읍과 조천읍, 애월읍, 서귀포시 남원읍과 표선면, 안덕면 등 6개 읍·면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에 견줘 500여마리가 늘어난 4800여마리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서식밀도는 1㎢에 3.32마리로 지난해(2.96마리)보다 다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조사 결과 노루 개체 수의 증감이 지역별로 해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시 조천읍은 2018년 이후 개체 수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으며, 애월읍과 안덕면 지역은 증감을 반복하지만,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실제로 조천읍의 서식밀도는 2018년 1㎢에 6.82마리였으나 2020년 3.83마리로, 지난해에는 2.17마리로 줄었고, 올해는 1.78마리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구좌읍은 2018년 1.50마리에서 올해 3.15마리로, 남원읍은 같은 기간 2.37마리에서 4.26마리로, 표선면은 3.41마리에서 4.46마리로 증가했다.
제주도내 노루 개체 수는 2014년 1만2천마리까지 늘었지만, 농작물 등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2013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유해동물로 지정해 개체 수를 인위적으로 줄였다. 이 때문에 2016년 6200여마리, 2017년 5700여마리, 2020년 3500여마리까지 줄어들었다가 2021년 4200여마리, 지난해 4300여마리로 늘고 있다. 세계유산본부가 용역을 통해 산정한 노루의 적정 개체 수는 6100여마리이다.
고정군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지역별 노루 개체 수 증감의 차이는 식생 변화와 서식공간의 파편화, 야생화된 유기견의 분포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지역별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지역별 세부 조사를 통해 제주 노루의 서식 특성을 더 명확하게 밝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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