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행사가 15일부터 닷새 동안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 일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트레킹 행사에서 탐방객들이 용암길을 걷는 모습이다. 허호준 기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내 비밀의 숲 ‘용암길’이 열린다.
거문오름국제트레킹위원회는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 동안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 일대에서 ‘2023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제주도의 오름 가운데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은 해발 456m(둘레 4551m)의 오름이다. 거문오름에서 흘러나온 용암류가 경사를 따라 북동쪽 해안선이 있는 제주시 구좌읍 해안까지 이어지면서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등 20여개의 동굴을 만들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형성했다.
행사 기간에는 거문오름 내 ‘신비의 숲’, ‘비밀의 숲’으로 불리는 용암길이 공개된다. 트레킹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공개하는 용암길(6㎞)은 곶자왈 특유의 원시림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중산간에 살았던 제주사람들의 생활모습인 숯 가마터와 4·3 당시 피신처였던 돌담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길 곳곳에는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땅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풍혈(바람구멍)도 탐방객들에게는 신기하게 다가온다.
또 다른 코스는 거문오름 내부와 정상부 능선을 따르는 순환코스로 짜인 태극길(10㎞)이 있다. 태극길은 정상(1.8㎞) 또는 분화구(5.5㎞), 능선(5㎞) 코스로도 탐방할 수 있다. 태극길 분화구에서는 세계자연유산 해설사와 함께 분화구 내를 돌며 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용암길에는 거점마다 해설사가 배치된다.
탐방은 사전예약 없이 탐방 전 안내소에서 사전 안내와 함께 출입증을 받으면 가능하다. 입장은 오전 9시부터 할 수 있고, 입장 마감은 오후 1시다. 행사기간에는 탐방객을 위한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돼 용암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까지 평일 20분, 주말 10분 간격으로 순환버스를 운행한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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