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한라산 둘레길의 국가숲길에서 산악자전거와 오토바이 등을 운전해 환경을 훼손하는 일이 잦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산악자전거와 오토바이 등 이동수단의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산악레포츠를 즐기는 동호인 등이 오토바이 등을 타고 무분별하게 한라산 둘레길의 국가숲길에 출입하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자연이 훼손돼 이들 이동수단의 출입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한라산 둘레길 가운데 국가숲길로 지정된 구간은 모두 5개 구간 48.92㎞이다. 구간별로는 천아숲길 8.7㎞, 돌오름길 8㎞, 동백길 11.3㎞, 수악길 11.5㎞, 시험림길 9.42㎞이다.
산악자전거나 오토바이들이 좁은 둘레길에서 주행하는 바람에 둘레길 탐방객들의 안전사고 우려와 함께, 길이 파헤쳐지는 등 환경 훼손 지적이 잇따랐다. 매주 둘레길을 탐방한다는 이아무개(48)씨는 “가끔 친구들과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자전거나 오토바이들이 탐방객 옆으로 빠른 속도로 지나가 놀랄 때가 있다. 걷는 길로 만들어놓은 숲길이 산악레포츠 동호인들이 자주 이용하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 둘레길에서 산악자전거를 타고 있다. 제주도 제공
이에 따라 도는 차마의 숲길 진입 제한을 위해 이달 안으로 행정예고 및 도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한라산 둘레길(국가숲길) 차마의 진입구역 지정·고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진입이 금지되는 차마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 자전거, 자전거 등이다. 차마 진입 제한지역으로 지정·고시된 숲길로 오토바이나 산악자전거가 진입하면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한다.
양제윤 도 기후환경국장은 “산악자전거 등의 무분별한 운행으로 위협받고 있는 숲길 이용자의 안전을 보호하고 국가숲길 훼손 방지를 위해 단속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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