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와 제주도가 만난다. 제주대학교 박물관은 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세상의 벽을 넘어 희망으로-제주에서 만나는 소록도 사람들’을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소록도병원 한센병박물관과 교류전시회의 하나로 이뤄진다. 한센병 관련 제주 자료와 소록도 한센인의 생활 유품, 인권 증진을 위한 기록물 등 국가등록문화재 15점을 포함해 모두 80여점이 선보인다. 이와 함께 소록도 주민 미술작품 19점도 전시된다.
전시회는 △고흥의 아름다운 섬 소록도 △제주와 한센병 △소록도 한센인의 삶 △세상을 넘어 희망으로 등 4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아기 사슴을 닮은 섬 소록도를 소개하고 2부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센병 국가 치료시설로 알려진 조선시대 목사 기건이 설치한 제주의 구질막을 소개한다. 일제 강점기 이후 제주의 한센병 관련 신문기사와 생활 유적도 있다.
3부와 4부는 한센인이 곱아진 손과 신경마비 때문에 고안해 만들어 사용했던 솥들개와 단추끼우개, 숟가락 등 한센인의 고단한 삶을 보여주는 생활 유품과 공동 노동기구인 기와틀, 시멘트 블록형틀, 벌못낫 등을 전시한다. 소록도의 교육제도인 녹산의학강습소 기록물과 한센인들의 인권 회복 운동 자료도 보여준다.
백영경 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시회를 통해 한센인의 역사가 그들만의 역사도, 소록도만의 역사도 아니고 제주의 역사이자 우리 모두의 역사라는 사실을 공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세상의 벽을 허물고 함께 희망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이 열리는 9일에는 소록도 주민 작가 9명이 함께 한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