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민간 배양장과 함께 종자 생산에 성공한 ‘찰광어’로 불리는 터봇.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제공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찰광어(찰진광어)로 불리는 ‘터봇’의 종자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길이 열렸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도내 터봇의 완전 양식을 위해 수정란을 시험 보급한 결과 민간 배양장에서 터봇 종자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도 해양수산연구원이 올해 116만개의 인공수정란을 4곳의 민간배양장에 보급했는데, 1곳에서 길이 5~8㎝의 종자 5만여마리가 생산된 것이다.
터봇은 국내의 일반 광어보다 육질이 더 찰지고 단단해 ‘찰광어’로 불린다. 터봇 가격은 1㎏에 2만6000원으로, 광어(1㎏당 1만원)보다 비싼 값에 거래가 이뤄진다.
터봇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에서만 생산되지만 어미 관리가 어렵고 수정란을 생산하지 못해 전량 중국에서 종자를 수입해 양식해왔다. 냉수성 어종인 터봇은 수온이 20도 이상 올라가면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연중 일정한 수온을 유지하는 해수를 사용할 수 있는 제주에서만 양식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내에서는 양식어가 14곳이 터봇을 양식하고 있다. 국내에서 주로 횟감으로 소비되는 터봇은 미국과 캐나다,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인기가 높아 2020년 14t에서 2021년 45t, 지난해 63t으로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이번 종자 생산이 제주지역 양식어가의 어종 다양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내 어류 양식산업은 양식어가 354곳 가운데 90%에 이르는 320곳이 광어 양식에 편중돼 소비시장 여건 등 양식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새로운 양식대상종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고형범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장은 “제주 양식어류의 다변화를 위해 터봇 수정란 보급량을 확대하고, 종자 생산 기술을 지원해 종자 수입 의존도를 낮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