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금오름에 탐방객들이 쌓아놓은 돌탑으로 인해 맹꽁이 등 양서류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허호준 기자
제주 금오름(금악)을 찾는 탐방객들이 쌓아놓는 돌탑에 맹꽁이 등 양서류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4일 논평을 내고 “금한림읍 금악리 금오름 분화구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를 비롯해 제주도롱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한다”며 “제주도는 분화구 내 습지 주변에 만들어진 돌탑을 원상 복구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내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오름은 해발 427.5m, 분화구 깊이 52m, 둘레 2861m로, 제주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오름으로 쉽게 오를 수 있는 데다 정상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 금오름이 유명 연예인들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소와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오름 둘레와 분화구로 가는 경사면이 많이 훼손된 상태다.
분화구에는 과거 소나 말을 방목할 때 사용했던 ‘금악담’이라는 화구호 습지 주변 곳곳에 탐방객들이 쌓아놓은 돌탑이 있다. 금오름은 탐방객들의 발길과 분화구 안에 널려있는 돌탑 때문에 양서류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금오름이 각종 매체에 소개되고, 사진 명소로 주목받게 되면서 탐방객 증가에 따른 오름 훼손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피부 호흡을 해야 하는 양서류는 피부가 항상 촉촉해야 공기 중의 산소가 녹아 체내에 공급될 수 있어 물과 가까운 곳이나 숲이 우거진 곳에 산다”며 “금오름 분화구 내부에는 그늘이라 할 수 있는 식생이 없어 화산송이가 양서류의 유일한 그늘막이지만, 습지 주변에 널려있는 돌들을 주워 쌓은 돌탑이 서식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원상복구를 거듭 촉구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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