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미술인협회가 주최하고, 4·3미술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4·3미술제가 7일부터 5월21일까지 ‘기억의 파수, 경계의 호위’를 주제로 제주도내 다양한 장소에서 관람객들을 만난다.
4·3 운동의 초창기인 1993년 창립한 탐라미술인협회는 이듬해 첫 번째 4·3미술제 ‘닫힌 가슴을 열며’를 시작으로 예술로 4·3 알리기에 나섰다. 4·3미술제는 그동안 줄기차게 4·3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규명하는 작업을 펼쳐왔다.
올해 30회째를 맞은 이번 미술제는 제의적 성격의 전시로 시작해 기억투쟁이라는 예술운동의 성격으로 확장된 4·3미술제의 지난 30년을 회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저항의 역사를 간직한 다른 지역 및 나라의 예술가들과 연대해 국제평화예술운동으로의 확장 방법에 대한 질문과 성찰의 장이 될 전망이다.
올해 미술제는 7일부터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기억의 파수’전으로 문을 연다. 5월21일까지 전시하는 이곳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4·3미술제에 참여했던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먼저 꾸었던 꿈’, ‘봉인된 섬’, ‘다시 맞은 봄’ 섹션으로 나눠 회화, 판화, 조각, 사진 영상매체를 아우르는 48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제주현대미술관 본관 건너편에 있는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영상관에서는 4월1일부터 미디어아트 전시 ‘기억의 파수’가 있다. 개막식은 4월2일이다.
또 2개의 파트로 나뉘어 열리는 ‘경계의 호위’전은 4월1일부터 30일까지는 예술공간 이아와 포지션 민 제주에서 파트 1이, 산지천 갤러리에서 파트 2가 열린다.
파트 1에서는 국내외 작가들을 초청해 예술로 4·3의 가치를 해석하는 기회가, 파트 2에서는 각 지역의 폭력 역사를 주목하는 전국 5개 지역 기획자와 예술가 프로젝트 그룹이 참여해 작품을 만나는 기회가 마련된다.
미술제 기간인 4월1일부터 3일까지는 국제콘퍼런스를 열고, 4·3 현장 답사와 전시 투어, 4·3 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전망하는 발제와 토론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제주현대미술관과 예술공간 이아, 포지션 민 제주에서는 전문 해설사와 참여 작가의 안내로 전시 작품을 둘러보며 4·3을 이해하고 작품의 의미를 공유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조직위는 “4·3미술제는 기억투쟁의 30년을 보내며 4·3 정신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미술제는 4·3항쟁의 출발점을 되새기면서 다양한 저항운동에 주목해 국내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평화운동과 연대하고, 국제평화예술운동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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