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에 서식하는 노루가 4300여마리로 조사됐다.
유해 야생동물 지정 해제 뒤 노루 개체수 회복 속도가 더디다. 살 땅이 주는 등 서식 환경이 나빠졌고 차량에 치여 죽는 노루도 적지 않다.
제주도가 22일 발표한 노루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에 서식하는 노루는 모두 4300여마리다. 2021년의 표본조사 때 추정 개체수(4200여마리)보다 100여마리 많다. 도는 1년 주기로 표본조사를, 5년마다는 전수조사를 한다. 노루는 제주시 구좌·조천읍, 서귀포시 남원읍, 표선·안덕면 등 6개 읍·면에서 주로 서식한다. 도는 2013년 당시 적정 개체수를 6100마리로 추정한 바 있다.
노루는 한라산을 대표하는 야생동물이다. 1990년대 겨울철에는 노루 먹이인 송악 줄기 주기 운동을 하는 등 대대적인 보호 캠페인을 벌인 끝에 2009년 1만2800여마리까지 개체수가 늘었다. 이후 노루에 의한 농경지 훼손 논란이 일면서 2013년 3월 한시적으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됐고, 개체수도 급감했다. 2019년 6월 유해 야생동물 지정에서 해제될 때까지 포획된 노루는 모두 7천여마리에 이른다.
2018년 3800마리까지 줄었으나 이후 개체수가 조금씩 늘고는 있다. 다만 그 속도가 더디다. 주된 이유로 중산간 지역 농경지 개간과 개발사업 확대에 따른 서식 공간 축소가 꼽힌다. 로드킬(동물 찻길 사고)이나 경쟁 동물인 사슴류 증가도 노루 개체수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2021년 한해 동안 로드킬된 노루만 653마리다. 도 관계자는 “노루 개체수의 변화 파악은 물론 경쟁 동물인 꽃사슴류, 붉은사슴의 생태, 행동 특성 등에 대한 연구도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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