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전역에 폭설과 강풍이 몰아친 23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제설차량이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3일 제주도에 강풍과 폭설이 이어져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겼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현재 제주도 산간과 중산간 지역에는 대설경보, 해안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제주도 전역에 강풍특보, 해상에는 풍랑경보가 각각 내려졌다.
기상청은 23일 저녁까지 제주도에 강약을 반복하면서 시간당 3~5㎝의 강한 눈이 오는 곳이 있고, 돌풍을 동반한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다. 바람도 초속 10~16m(순간최대풍속 20m 이상)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한라산 사제비동산 77.5㎝ 삼각봉 70.0㎝의 적설량을 보였으며,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27.5㎝, 서귀포시 중문동 5.3㎝, 제주 시내에 2.7㎝의 눈이 내렸다.
강풍과 폭설로 이틀째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혔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296편(출발 143편, 도착 153편)이 사전 결항하고, 178편만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운항계획 178편(출발 90편, 도착 88편) 가운데 73편(출발 42편, 도착 31편)이 제주공항의 기상 악화로 결항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279편(출발 146편, 도착 151편)이 결항했다.
공항공사는 “기상 상황 등으로 항공기 결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해 사전에 항공기 결항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강풍 속에 폭설이 내린 22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에서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졌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뱃길은 완전히 끊겼다. 이날 해상에 풍랑경보가 내려지면서 제주와 목포 항로 등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8개 항로 11척 모두 사전 결항했다.
한라산 입산도 모든 등산로에서 전면 통제됐으며, 일부 산간 도로도 통제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22일과 23일 새벽 2시께까지 눈길 교통사고와 눈길 차량 고립, 미끄러짐 등 24건의 신고가 들어와 인명구조 1건, 안전조치 19건, 구급활동 4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22일 오후 4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발령하고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