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 소길리 잃어버린 마을 ‘원동’. 허호준 기자
제주도는 애월읍 소길리에 일곱번째 ‘4·3길’을 만들었다. 오는 23일 오후 2시 소길리 사무소에서 4·3길 개통행사를 여는 한편 길 걷기 행사도 진행한다.
소길리는 연예인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살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지만 정작 소길리 역사를 아는 이는 드물다. 소길리는 제주 시내에서도 꽤 먼 거리에 있는 중산간 마을이다. 4·3 때 초토화된 마을이란 아픈 역사가 있다.
초토화 시기인 1948년 11월13일 소길리와 가까운 원동 주민들과 이곳을 지나던 주민들은 토벌대에 체포됐다. 토벌대는 원동 중심지인 주막번데기에 50~60여명을 모아놓고 집단학살하고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1990년 9월에는 유족들이 처음으로 원동 터에서 당시 희생자들을 위한 무혼굿을 열었다. 소길리에 만든 4·3길은 이런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함이다.
소길리 4·3길은 소길리 사무소를 시작으로 할망당 4·3성, 꽃동산으로 불리는 멍덕동산 4·3성, 잃어버린 마을 윤남비와 원동, 마을 명소 등 모두 11곳을 탐방하는 코스다. 4·3 길은 2015년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를 시작으로 2016년 의리와 북촌리, 2017년 가시리, 금악리, 2018년 오라리 등 6곳이 조성됐다.
조상범 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내년 4·3 75주년을 맞아 일곱 번째 길이 개통돼 의미를 더하게 됐다. 4·3 역사현장이 미래세대 교육현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4·3길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