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첫선을 보인 제주비엔날레가 5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제3회 제주비엔날레가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을 주제로 16일부터 내년 2월12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을 중심으로 6개 전시장에서 전시에 들어간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16개국 55명(팀)의 작품 165점이 출품됐다. 주제관은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 등 2곳이고, 위성 전시관은 제주국제평화센터, 삼성혈,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iR), 미술관옆집 제주 등 4곳이다.
제주도립미술관엔 자연을 주제로 밀도 있는 작업을 펼쳐온 국내외 작가 33명의 작품이 선을 보인다. 여성의 삶에 대한 성찰을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작품 등에 담아낸 김수자의 <호흡>, 30년 넘게 인종, 정체성, 탈식민주의와 디아스포라에 대해 고심해온 존 아콤프라(가나)의 <트로피코스>, 자연에서 얻은 소재로 가구를 만드는 최병훈의 <태초의 잔상 2022> 등이다.
레이철 로즈의 <인클로저>.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미디어 아티스트 콰욜라(이탈리아)가 기계의 눈으로 본 자연을 형상화한 <프롬나드>, 제주의 자연과 역사 속 인물 김만덕에 대한 오마주를 담아낸 윤석남과 박능생의 작업도 볼 수 있다. 제주국제평화센터에서는 제주바다와 관련된 작품들로 공동체의 이해를 확장하는 이승수의 <불턱>, 1년 내내 제주의 바다를 그렸던 노석미의 <바다의 앞모습>, 조선시대에 그려진 ‘탐라순력도’를 재해석한 이이남의 미디어 작업이 눈길을 끈다.
삼성혈에서는 신화로 연결된 세계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팅통창(대만)의 <푸른 바다 여인들>이, 가파도에서는 폐가에 프레스코화를 그린 갈리오토(이탈리아)의 <초록 동굴>이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미술관옆 제주에서는 관객의 참여를 주제로 설치 미술과 공연을 결합한 띠라와닛(타이)의 <무제 2022>를 선보인다.
전시 외에도 국제 큐레이터 대담, 가상현실 체험 행사, 비엔날레 연계 시민교양강좌, 어린이·가족 체험 행사와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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