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둘레길 가운데 이승악 구간의 삼나무 숲길. 제주도 제공
제주 한라산 둘레길이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제주도는 산림청이 최근 산림복지심의위원회를 열고 한라산 둘레길을 7번째 국가숲길로 지정했다고 8일 밝혔다.
국가숲길로 지정된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둘러싼 일제 강점기 때의 병참로(일명 하치마키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 등과 연결되는 임산물 운반로를 복원한 숲길이다. 2010년부터 연차적으로 9개 구간 65.8㎞(연계길 16.9㎞ 포함)의 숲길을 조성했다. 연간 84만여명의 탐방객이 찾는다.
특시 서귀포시 자연휴양림~수악계곡 구간은 대규모 동백나무 자생 군락지가 20㎞에 걸쳐 띠 형태를 형성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동백나무 숲을 이뤄 제주의 핵심적 생태관광 자원으로 꼽힌다. 또 둘레길 주변에는 국내 최대 삼나무림과 일제 강점기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생지, 4·3 당시 주둔소와 피신처, 숯가마터, 화전민들이 일궜던 화전터 등 제주의 근현대 역사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흔적들이 있다.
한라산 둘레길의 동백나무 군락지. 제주도 제공
국가숲길은 지난해 지리산 둘레길, 백두대간 트레일,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등 6곳이 지정됐다. 국가숲길은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림생태 및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운영·관리가 필요한 숲길로, 산림청의 심의를 거쳐 산림청장이 지정·고시한다.
국가숲길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산림생태적 가치와 역사·문화적 가치, 숲길 규모, 운영관리 체계, 연결성, 접근성 등 7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허문정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국가숲길 지정을 계기로 전국을 대표하는 치유의 숲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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