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경이 18일 마라도 근해에서 전복사고가 일어난 어선 실종자를 찾기 위해 사고 선박에 접근하고 있다. 앞에 보이는 섬이 마라도이다. 제주해경 제공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갈치잡이 어선이 전복돼 선원 4명이 실종됐다.
18일 서귀포해양경찰서의 말을 들어보면, 이날 오전 2시40분께 서귀포 선적 근해연승어선 ㄱ(29t)호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잇따라 해경에 접수됐다. 사고 어선주는 이날 새벽 2시40분께 해경 모슬포출장소에 “ㄱ호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했고, 6분 뒤에는 ㄱ호 인근에 있던 어선이 서귀포해경파출소에 “12시간 동안 ㄱ호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ㄱ호는 지난 17일 오전 10시43분께 수협 어업정보통신국에 위치를 보고했고, 같은 날 오후 4시께 선박자동식별장치(AIS)상 위치신호를 마지막으로 통신이 두절됐다. 전복 사고는 그 이후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이 신고를 받고 이날 오전 5시8분께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8㎞ 해상에 도착해 ㄱ호를 발견했을 때는 뒤집힌 채 선체 바닥만 수면 위로 보이는 상태였다. 해경은 선주 진술 등을 토대로 ㄱ호에 4명(한국인 2명, 외국인 2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을 펴고 있다. 실종자는 제주 출신 50대 선장과 기관장, 베트남(30대)과 인도네시아(20대) 선원 등 4명이다.
ㄱ호는 갈치잡이 어선으로 지난 15일 오전 11시6분께 서귀포항에서 출항한 뒤 16일 오전 7시26분께 모슬포항에 입항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5시59분께 조업을 위해 모슬포항에서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해역은 초속 16~18m의 강한 북서풍과 3~4m의 파도가 일고 있다. 해경과 해군은 경비함정과 민간 어선을 포함한 함선 29척과 항공기 2대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16명의 해경대원이 수중수색을 병행하고 있다.
김진우 서귀포해경 경비교통과장은 “승선원 명부에는 8명이지만, 선주에게 확인한 결과 4명이다. 출항하면서 승선원 변경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갈치어장이 사고해역에 형성돼 자리 선점을 하기 위해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먼저 선점하면 주변 어선들도 인정해주는 게 관례여서 종종 조업 전에 미리 출항해 선점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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