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이호동 이호테우해수욕장은 제주시내와 가까워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해수욕장 오른쪽에는 제주의 상징인 조랑말을 형상화한 하얀색과 빨간색 등대도 있다. 해수욕장은 서핑 애호가들은 물론 석양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용객들이 밤새 드나들면서 대량 발생하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지역주민들의 만만찮은 일이 됐다. 아침이 되면 술병과 캔, 음식물 찌꺼기 등 쓰레기들이 보인다.
이런 이호테우해수욕장의 종합상황실이 ‘환경상황실’로 바뀐다.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은숙)는 제주시 이호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영택) 등과 함께 다음달 2일부터 22일까지 3주 동안 종합상황실에서 해양쓰레기 팝업전시 ‘필터(filter/必터)’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필터’는 전시 구호를 담고 있다. 전시 구호 ‘제주 바다는 우리의 놀이‘터’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터’’로 물을 정화하는 필터, 사진을 보정해주는 필터처럼 시민이 필터가 돼 제주 바다를 깨끗이 지켜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날로 심각해지는 해양쓰레기 문제의 긴급성을 알리고, 해양 보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전시는 ‘환경상황실’을 테마로 종합상황실 안에 위치한 3개의 공간에서 해양쓰레기 문제점을 알리는 ‘상황실’, 해양쓰레기의 면면을 살펴보는 ‘연구실’,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생활 속 지속 가능한 실천 공간인 ‘회복실’로 꾸몄다. 건물 복도에는 쓰레기로부터 깨끗한 바다를 지키려는 주민들의 노력을 ‘은하수’(Milky Way)라는 여정으로 표현한 전시가 준비됐다.
전시 작품은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수거한 쓰레기와 지역 환경단체인 세이브제주바다, 디프다제주와 세상에 이런 트립(E-RUN TRIP) 참가자들이 수거한 해양쓰레기로 꾸민다. 후원사인 효성티엔씨는 제주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섬유 ‘리젠제주’를 제공한다.
참여 이벤트도 마련한다. 이호테우해수욕장 일대 쓰레기 수거에 참여하면 업사이클링 기념품을 무료로 준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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