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로 북상 중인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법환포구 인근 해상에 파도가 치고 있다. 연합뉴스
매우 강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상 경로에 있는 제주도 한라산 일대에는 이틀 동안 최고 250㎜에 이르는 호우가 내려 한라산 입산이 통제되고,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여객선의 상당수도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도내 항포구에는 정박한 어선 등 선박들이 태풍을 피해 뭍으로 끌어올려 줄로 묶어 태풍의 북상에 대비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3일 제주지방기상청의 강우 정보를 보면, 지난 2일 자정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한라산 진달래밭에 248.0㎜의 호우가 내린 것을 비롯해 윗세오름 213.5㎜, 성판악 180.5㎜의 비가 내리는 등 한라산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으며, 성산포 136.5㎜, 서귀포 129.2㎜, 제주시 54.5㎜의 비가 내렸다.
제주도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제주도 산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비바람이 불면서 한라산 백록담과 윗세오름에 이르는 탐방로는 모두 통제됐다. 그러나 해안지역에 내리던 비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3일 제주도 등이 해안가에 출입을 통제하는 출입통제선을 설치해 태풍에 대비하고 있지만, 일부 관광객들이 이를 넘어가 높은 파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허호준 기자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 제주도관광협회의 집계를 보면, 금요일인 2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만4993명으로 전주 같은 기간의 4만1290명에 견줘 40%나 줄었다.
3일 오후 현재 제주공항에는 강풍 특보가 발효 중이지만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한 항공편은 정상 운항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께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도로에는 2~3m의 높은 파도가 일었다. 서귀포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올레길을 폐쇄하고 일부 해안가에 출입통제선을 설치했지만, 일부 관광객들은 이를 무시하고 넘어가 높은 파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위험한 모습도 보였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에 있는 제주올레길이 태풍에 대비해 폐쇄됐다. 허호준 기자
해상에는 풍랑주의보로 여객선 운항도 멈췄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9개 항로 12척 가운데 목포와 완도, 녹도 등 3개 항로 여객선 1천씩만 운항하고 있다. 제주도내 항·포구에는 어선 등 선박 2천여척이 대피한 상태이다. 일부 어선과 요트 등은 뭍으로 끌어올려 끈으로 묶는 등 태풍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연안 사고 위험 예보를 이날부터 ‘주의보’에서 ‘경보’ 단계로 격상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제주도내 유치원과 초·중·고등·특수학교는 원격 또는 단축수업에 들어간다.
제주도는 5일과 6일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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