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오등동에 레미콘 파업으로 공사가 중단됐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렸다. 허호준 기자
27일 오전 제주시 오등동 병문천 하천 교량 공사장은 철근만 설치된 채 10여일 넘게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공사장 옆에는 ‘공사 임시 중단’을 안내하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이 하천 교량 공사는 지난해 10월 공사에 들어가 이달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6월까지 연장될 전망이다.
제주도내 레미콘 운송노조 파업이 열흘을 넘기면서 제주지역 곳곳의 건설현장이 멈춰 서고 있다. 제주지역 건설업계는 공사 지연과 신규 수주 중단 등을 우려하면서 레미콘 사업자 쪽과 노조 쪽의 조속한 협상과 함께 제주도의 대화 마련 노력을 요청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는 27일 레미콘 생산 중단에 따른 건설업계 입장문을 내고 “레미콘 운반차량의 파업이 열흘 이상 이어지면서 레미콘 생산이 전면 중단되고 있다. 이로 인해 벌써 멈춰 선 건설현장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파업 장기화를 우려했다.
제주도내 레미콘 운송조노의 파업으로 하천 교량 공사가 중단됐다.
이 단체는 “지역 건설업계는 인건비 급등뿐 아니라 철근 등 건설자재와 유류비까지 치솟으며 삼중고를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공사 성수기에 현장 가동이 차질을 빚어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해 지체금 발생, 간접비 증가, 입찰 참여 불이익 등이 우려된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앞서 한국노총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지난 13일 지부 결성 발대식을 열고 적정 운송료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운행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제주도내 24개 레미콘 생산업체 가운데 23개 업체의 생산이 중단됐다. 이들은 “최근 경윳값까지 치솟아 현재 운송단가로는 운송노동자들의 생활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도 레미콘공업협동조합과 운송노조 간 대화 자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조만간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요구 사항을 살펴보고 사업자 쪽과 노조 간에 원만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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