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중심지에 우뚝 서 1970년대 이후 ‘관광 제주’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제주칼호텔이 개장 48년 만에 문을 닫는다.
제주시는 칼호텔 운영사의 원청 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가 낸 관광숙박업 폐업 신고를 최근 수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칼호텔은 오는 30일 폐업한다. 호텔 직원 70여명은 이달부터 서귀포칼호텔로 근무지를 옮겼고, 115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앞서 회사 쪽은 지난달 “최근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여왔고 올해 말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2358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난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호텔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호텔 폐업은 지방선거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도내 일부 인사들이 지난 18일 지역 일간지에 광고를 내 “원도심의 상징인 제주칼호텔 정상화를 위해 제주도민이 중심이 되어 매입하는 방안을 강구하자”는 호소문을 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오영훈 예비후보는 “제주도가 공공매입하게 되면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도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공공매입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같은 당 문대림 예비후보는 “칼호텔 노동자 중 상당수는 이미 새 일터를 찾아 떠나 오 후보 공약이 성사되면 혜택을 보는 세력은 칼호텔 소유자인 대기업 한진그룹뿐”이라고 비판했다. 호텔 매입가는 68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제주칼호텔은 1974년 제주시 원도심에 들어선 특1급 호텔로 지하 2층, 지상 18층 규모로 도심의 최고층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오다 2014년 제주시 연동에 지하 4층, 지상 22층 규모의 롯데시티호텔 제주가 들어서며 최고층 건물 지위를 내줬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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