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영업을 중단할 제주시 마리나호텔의 전경. 허호준 기자
제주도내 관광업계의 상징이었던 호텔과 나이트클럽 등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잇따라 부동산개발 업체 등에 매각돼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호텔은 직원 고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각 움직임을 보이던 제주칼호텔은 최근 직원들에게 오는 5월31일자로 호텔운영 도급계약을 해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호텔 영업은 4월30일자로 끝난다.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제주칼호텔 터는 1만2525㎡이다. 제주칼호텔 인수 협상을 벌이는 서울 소재 한 부동산개발업체는 이곳에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로 이뤄진 ‘제주칼호텔 매각 중단을 위한 도민연대’는 호텔 매각 중단과 고용보장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칼호텔 노조 쪽은 “매각을 위해 사실상 폐업을 통보해왔다. 지난해 9월 초 처음 매각 사실이 알려진 뒤 지역사회가 고용보장 없는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혀왔지만 한진그룹은 제주칼호텔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제주칼호텔 직원들은 호텔 매각에 반대하며 호텔 및 제주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허호준 기자
제주공항에서 내리면 신제주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마리나호텔도 철거돼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선다. 마리나호텔 운영사는 최근 호텔 터 2360.4㎡와 웨딩홀이 위치한 맞은편 1324.4㎡의 터 전체를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호텔과 웨딩홀 운영은 오는 5월께 영업을 중단한다. 마리나호텔은 1983년 지상 7층, 건축 연면적 4781.53㎡ 규모로 지어져 한때 텔레비전 드라마의 촬영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양한 호텔들이 속속 생겨난 데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숙박과 웨딩홀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호텔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나호텔도 철거한 뒤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내 야간 관광·유흥업소를 대표하던 이른바 ‘지붕이 열리는 나이트클럽’인 제주시 연동 ㄷ나이트클럽도 최근 제주시에 폐업 신고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던 이곳도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장기간 휴업에 들어갔다가 결국 폐업했다. 이곳에도 주상복합용 건물 신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결정한 호텔이나 폐업한 나이트클럽이 한때 제주도내 관광과 유흥의 상징이었는데 관광산업의 변화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용도가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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