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산하 칼호텔네트워크가 제주칼호텔을 매각하기로 공시한 가운데, 호텔 노조원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한진그룹이 제주칼호텔 매각을 공식화했다. 300여명 직원의 고용보장에 관한 언급은 없어 직원들과 제주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제주칼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제주칼호텔 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처분 규모는 토지 11필지(1만2678㎡)와 건물 2동(3만8662㎡)으로, 평가액은 687억원(2021년 11월31일 기준)으로 명시됐다. 처분 목적은 부채 상환으로 기재됐지만, 처분가액과 처분 예정일, 거래 상대방은 “추후 확정 시 정정공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칼호텔네크워크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매각안을 의결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9월 서울 소재 주상복합 재건축을 구상 중인 ㅅ자산운용사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 구상대로라면, 호텔 정규직 150여명과 외주 인력 90여명, 카지노 직원 60여명 등 3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회사 쪽 관계자는 “칼호텔 매각 추진은 그룹 자구노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서귀포칼호텔 등 유관 계열사로 일부 인력의 이전 배치가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으며, 원만한 협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를 비롯한 도내 27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칼호텔 매각 중단을 위한 도민연대’(제주칼도민연대)는 성명을 내고 “한진그룹의 결정은 매각 반대를 요구해온 제주도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제주칼호텔노조와 제주칼도민연대는 오는 6일 서울 소재 칼호텔네트워크 앞에서 호텔 매각 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도민 1만여명의 철회 서명이 담긴 서명서와 매각 철회 요구서를 한진그룹에 전달할 예정이다.
1974년 세운 19층 규모 특급호텔인 제주칼호텔은 2014년 제주롯데시티호텔(22층)이 들어서기 전까지 제주도내 최고층 빌딩이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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