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누리집을 통해 가상현실(VR)로 ‘탐라순력도’ 속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사진은 제주목 관아에서 있었던 ‘감귤봉진’ 을 그린 것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18세기 제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보물 '탐라순력도'를 가상현실(VR)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보물로 지정된 `탐라순력도'에 등장하는 문화재 가운데 제주목 관아(사적), 성읍마을(국가 민속문화재), 대정성지, 명월성지, 별방진, 수산진성(제주도 지방기념물) 등 문화재를 주제로 `제주 역사문화재 랜선투어 가상현실'을 제작해 24일 제주도청 누리집에 공개했다.
지난 1979년 보물(652-6호)로 지정된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28년)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그해 가을 제주도내 고을을 순찰하고 군사들을 점검하는 내용과 다양한 행사 장면 등을 담고 있는 기록화첩이다. 그림 41면과 서문 2면 등 모두 43면으로 구성된 이 화첩은 화공 김남길이 그렸으며 당시의 풍속과 건축양식, 군사훈련 모습과 경승지 등을 담고 있어 18세기 초 제주 사회를 파악할 수 있는 미술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역사자료로 평가된다.
제주도 누리집을 통해 가상현실(VR)로 ‘탐라순력도’ 속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사진은 제주도 전체 모습을 그린 ‘한라장촉’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세계유산본부가 제작한 이 가상현실은 제주도 전체 지도인 ‘한라장촉’을 비롯해 6곳의 문화재를 클릭하면 해당 문화재에 대한 설명과 가상현실, 항공 영상 등으로 문화재 면면을 소개한다.
특히 탐라순력도에 표현된 일부 장소는 실제 현장과 접목해 기존의 문화재 가상현실과 차별화를 꾀했다. 실제로 ‘감귤봉진’은 제주목 관아 망경루 앞뜰에서 여인들이 감귤을 종류별로 나누고 이형상 목사가 연희각에 앉아 이를 점검하는 모습을 가상현실로 재현했다. 또 ‘명월시사’는 명월성에서 활쏘기 시험을 치르는 장면을, ‘수산성조’는 수산진성에서 군사훈련을 점검하는 모습을 문화재 실제 현장과 접목해 그림 속 인물들의 생생한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다.
도 세계유산본부는 탐라순력도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등 문화재 5곳을 가상현실로 새롭게 만들 계획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