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제주 동백동산 먼물깍 습지. 람사르습지도시지역관리위원회 제공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 추진하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과 관련해 생태계 훼손 등을 우려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지역관리위원회(위원장 고제량·이하 람사르습지위)가 14일 이 개발사업의 반대의견을 공식화했다. 앞서 제주도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지난해 3월 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을 조건부로 통과시키면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터 주변 마을인 선흘리와 북초리를 비롯해 람사르습지위와 심도 깊은 사전 협의를 거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람사르습지위는 “여러 조사와 논의를 거듭한 결과 제주 곶자왈을 지키고 람사르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해 이 사업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며 “동복리 산 1 곶자왈에 계획된 이 사업은 곶자왈 생태계 훼손을 초래해 람사르습지 동백동산은 물론 조천읍 습지도시의 생태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람사르습지위는 이어 “동백동산을 포함한 구좌-조천 곶자왈은 서로 연결된 지질구조를 가지며 한 생태계를 이룬다. 용암이 곶자왈의 기저를 이루며 지표수가 고여 마치 물그릇 같은 습지는 제주 곶자왈의 생물 다양성 유지는 물론 기후위기시대의 탄소 흡수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람사르습지위와의 협의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이 사업의 진행절차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람사르습지위는 또 제주도의회에 대해서도 환경부 생태·자연도 1급인 곶자왈 지역에서 추진하는 이 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부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조천읍 선흘1리 마을회는 15일 오전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업에 대한 반대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은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제401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다뤄진다.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추진 중인 제주자연체험파크는 74만4480㎡의 터에 관광휴양시설과 숙박시설, 원형녹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면적의 71%는 녹지로 활용된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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