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들이 승선한 관광선박이 남방큰돌고래를 보기 위해 남방큰돌고래에 근접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보호종 남방큰돌고래를 보기 위해 관광 선박들이 가까이 다가가면서 돌고래와 충돌 우려가 제기되거나 괴롭힘 논란이 이는 가운데 선박의 근접 관광이 제한된다.
해양수산부는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보호생물인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관광업체들과 합의해 서식지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남방큰돌고래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제주도 연안에서 관찰되며 현재 12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세계 곳곳에 분포하는 개체군 가운데서도 적은 편으로, 해양수산부는 2012년 남방큰돌고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
제주 연안에서 힘차게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 무리. 해양수산부 제공
그러나 최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 등에서 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하기 위한 관광 선박들의 운항이 늘면서 현재 6척까지 운행하고 있다.
돌고래 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 등은 “근접 거리에서 지속해서 이뤄지는 선박 관광은 남방큰돌고래의 휴식과 먹이활동을 빼앗아 보호종 개체 수 감소라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근접해 관찰하는 관광 선박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해수부는 제주도와 함께 최근 선박관광업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환경단체,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남방큰돌고래 보호 대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수면 위로 힘차게 뛰어오른 남방큰돌고래. 해양수산부 제공
해수부가 이날 마련한 남방큰돌고래 관찰 개정 지침을 보면, 관광 선박은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300m 이내로 접근할 경우 속력을 줄여야 하며, 50m 이상 떨어져 운행해야 한다. 또 3척 이상의 선박이 동시에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둘러싸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박관광업체들은 관광 선박 내부와 대합실 등에 ‘지침 안내문’을 비치하고, 관람객에게 방송으로 지침을 안내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이달 안으로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남방큰돌고래 지킴이단’을 시범 운영해 선박관광업체들의 지침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운항 형태를 점검하게 된다.
이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등 해양생물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관광이 활성화하고,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감시·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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