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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한라산 구상나무, 열매 수도 줄어들었다

등록 2021-10-25 15:04수정 2021-10-25 15:20

지난 5월 이상기후 원인 추정
지난 6월 한라산 영실 등산로에서 촬영한 구상나무. 올해 구상나무 열매가 이상기온 현상으로 지난해에 견줘 결실량이 크게 줄었다. 허호준 기자
지난 6월 한라산 영실 등산로에서 촬영한 구상나무. 올해 구상나무 열매가 이상기온 현상으로 지난해에 견줘 결실량이 크게 줄었다. 허호준 기자

멸종위기종인 한라산 구상나무가 최근 20여년 사이 30% 이상 고사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열매가 크게 줄어든 데다 해충 피해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올해 한라산 구상나무의 열매 결실량을 조사한 결과 열매가 맺힌 나무가 거의 없으며, 달린 열매마저도 해충 피해를 심각하게 받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소가 최근 한라산 영실 지역의 구상나무 가운데 높이 1.5m 이상 45그루를 대상으로 심층 조사한 결과 15그루에서 1그루당 1~123개의 열매가 달려 평균 34.8개의 열매가 맺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27그루 가운데 26그루가 평균 69개의 열매가 달렸던 것과 견주면 열매 맺힘이 절반 수준으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올해의 열매 결실량 급감은 해마다 열매가 양호했던 백록담을 포함해 와이계곡, 백록샘, 남벽분기점, 장구목 등 한라산 국립공원 내 모든 지역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특히 올해의 경우 10그루에서 열매 3개씩 모두 30개를 채취해 관찰한 결과 1개만 건전했고, 양호한 종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양호한 종자 비율은 95.9%였다.

연구소 쪽은 올해 열매 결실량이 급감하고 해충이 늘어난 데 대해 지난 봄철 이상기후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후변화로 구상나무의 꽃가루 날림 시기가 점차 앞당겨지고 있고, 개화와 결실로 이행되는 단계에서 기온이 급강하해 결실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 주변에서 촬영한 구상나무 고사목. 태풍과 이상기후 등으로 한라산 구상나무 숲이 최근 20여년 동안 39% 이상 쇠퇴했다. 허호준 기자
지난해 10월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 주변에서 촬영한 구상나무 고사목. 태풍과 이상기후 등으로 한라산 구상나무 숲이 최근 20여년 동안 39% 이상 쇠퇴했다. 허호준 기자

지난 5월 초 한라산 기온이 급강하하고 상고대가 맺히는 등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 일 최저기온이 0.1도까지 떨어져 구상나무 열매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 쪽은 설명했다.

연구소는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6년 동안 해마다 4월26~5월10일의 일 평균 기온을 비교한 결과 구상나무 열매가 비교적 잘 달린 해였던 2016, 2017, 2002년에는 기온이 5~18.1도를 유지했고, 열매가 잘 달리지 않았던 2018, 2019, 2021년에는 10도 안팎을 유지하다 3.6~4.5도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임균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은 “구상나무 결실량 감소 원인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에 대규모로 자생하는 구상나무는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위기종으로 분류했으며,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수종으로 속리산 이남 해발 1000m 이상 고산에 분포한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우리나라 대표 구상나무 숲으로 최근 20년 동안 태풍 등 강한 바람과 기후변화로 인한 봄철 온도상승 등으로 최근 20여년 동안 39% 이상이 쇠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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