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27일 제주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제2공항 반대 촉구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공
제주지역 최대의 현안인 제2공항 건설 여부를 놓고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신중론’이 우세했다. 반면 야당 경선 후보들 사이에선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제2공항 추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있지만 경선 일정상 아직 다른 후보들의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야당 후보들이 정상 추진을 요구하면 제2공항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간 쟁점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 27일 제주를 찾은 이재명 후보는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제주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제2공항 문제는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제주도민의 의사와 절차 문제를 충분히 반영한 합리적 결론을 내기 위해 더 많이 토론하고 검증하고 고민하겠다. 최종 결론을 쉽게 낼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같은 날 제주를 방문한 추미애 후보도 “지역 여론을 잘 수렴해야 한다. 너무 급하게 제2공항을 추진하기보다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제주 발전 전략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소 성산읍 일대. 허호준 기자
앞서 지난 18일 제주를 찾은 이낙연 후보는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데 대해 국토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7개월의 시간을 두고 용역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민 여론조사 결과도 있고, 현재로서는 국토부의 용역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 가운데는 박용진 후보만이 제2공항 건설에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지난달 30일 민주당 제주도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포화상태인 제주공항으로 미래 제주 발전을 꾀하기는 어렵다는 국토부의 입장에 공감한다”며 “제2공항은 필요하지만, 위치 선정은 도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 가운데는 원 전 제주지사가 지사 시절부터 제2공항 건설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원 지사는 “제2공항 건설은 제주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청와대와 정부에 제2공항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해왔다. 그러나 다른 경선 후보들의 제주 공약은 발표되지 않았다. 제2공항의 정상 추진에 무게가 실리면 여야 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환경부가 지난 7월 반려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관련해 반려 사유에 대한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용역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국토부는 오는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사업비 5조1200억원을 들여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45만7천㎡의 터에 공항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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