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제주지역 관광업계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급호텔과 렌터카 업계는 역대급 호황을 맞았지만, 전세버스와 여행사 등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극심한 매출 감소가 이어져 양극화가 심해졌다.
1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신용카드 매출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코로나19에 따른 2021년 상반기 제주관광 소비 영향 분석’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관광객이 제주도에서 사용한 소비액은 1조309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434억원보다 55.2%나 늘어난 액수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1조955억원)에 견줘서도 19.5%나 늘었다.
전국 기준 올해 상반기 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2.1%, 2019년 상반기 대비 3.7%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제주지역의 관광소비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고 관광공사 쪽은 밝혔다. 코로나 탓에 외국여행 수요가 제주도로 몰린 게 원인으로 짐작된다.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제주지역 소비액 추이. 제주관광공사 제공
올해 상반기 관광객들의 월별 제주도 내 소비액을 보면 1월 1124억원, 2월 1684억원, 3월 2140억원, 4월 2663억원, 5월 2824억원으로 매달 꾸준히 늘었다. 다만, 거리두기가 개편된 6월에는 2657억원으로 주춤했다.
소비 증가는 주로 렌터카, 특급호텔, 콘도미니엄 등 고비용, 개별 여행 관련 업종에 몰렸다. 여행·숙박 관련 업종 가운데 렌터카, 특급호텔, 콘도미니엄은 2019년 상반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특히 렌터카는 3월 68%, 4월 140%, 5월 12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단체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삼는 전세버스, 1급 호텔, 여행사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전세버스의 경우 1~3월에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90%, -78%, -69%를 기록했다. 관광객들의 소비액이 코로나19 이전 시기보다 성장했지만, 업종 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심화한 셈이다. 관광객이 아닌 제주도민 소비액은 올해 상반기 1조62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6443억원보다 0.9%, 2019년 같은 기간의 1조6535억원보다 1.5% 줄었다.
관광공사는 “이번 분석이 신한카드 매출 데이터를 전체 카드 매출 금액으로 추정한 결과로, 보정 효과와 현금 사용액이 빠져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추이와 증감률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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