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소장했던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 화가 이중섭의 원화 12점이 다음 달 5일부터 제주에서 공개된다.
서귀포시는 “다음달 5일부터 내년 3월6일까지 6개월 동안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특별전-70년 만의 서귀포 귀향’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유화 6점과 수채화 1점, 은지화 2점, 엽서화 3점 등 12점이 공개된다.
또 이중섭의 작품 공개와 함께 원화 이미지를 활용한 미디어아트, 이중섭 화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연대기, 이중섭미술관의 발자취도 선보인다.
서귀포시 자구리해안에 있는 이중섭 공원. 허호준 기자
기증 작품 가운데 ‘섶섬이 보이는 풍경’, ‘해변의 가족’, ‘아이들과 끈’ 등은 이중섭이 한국전쟁 당시 서귀포에서 피난생활을 하면서 그린 작품들로, 서귀포와의 인연을 엿볼 수 있다.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이중섭미술관이 위치한 서귀포시 솔동산에 살면서 바라본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지금도 그 풍경이 남아있다.
시는 이번 특별전을 전시와 해설 영상물을 따로 제작해 온라인 전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중섭 미술관은 이번 기증받은 원화 12점을 포함해 모두 60점의 이중섭 원화 작품을 소장하게 됐다.
시는 특별전 외에도 서귀포 예술의전당에서 이중섭 창작뮤지컬(9월16~18일)과 오페라(10월1~2일)를 무대에 올리고, 이중섭 미술제(9월25~26일)는 이중섭 공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건희 컬렉션을 조명하는 이중섭 세미나는 10월14일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린다.
이중섭 거주지에 있는 이중섭의 사진. 허호준 기자
화가 이중섭(1916~1956)이 서귀포에 머물렀던 기간은 1951년 1월에서 같은 해 12월까지 1년이 되지 않지만, 서귀포에서의 작품활동은 작가로서의 그의 진가를 돋보이게 했다. 서귀포 솔동산 거리는 이중섭 거리가 됐고, 그가 피난생활 중 머물렀던 초가는 ‘이중섭 거주지’로 보존되고 있으며, 주변에는 이중섭미술관이 들어섰다.
미술관 관람은 이중섭미술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하거나 현장발권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특별전을 통해 화가 이중섭의 서귀포 추억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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