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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 퇴임…“국민 지키려 새 출발선에 섰다”

등록 2021-08-11 15:26수정 2021-08-11 15:35

난개발 줄이고 농지관리 강화…제2공항 갈등 차기 도정으로
“민선 7기 임기 마치겠다” 약속 못 지켜 죄송…“도민에 사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11일 도지사 퇴임식을 끝낸 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도 제공
원희룡 제주지사가 11일 도지사 퇴임식을 끝낸 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도 제공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원희룡 제주지사가 11일 퇴임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열린 도지사 퇴임식에서 “많은 국민께서 무너진 공정과 벼랑 끝 생존 위기에 분노하고 있고,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가 외면당하고 있다. 제주도민을 보호하고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도지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 어려운 민생, 집값, 일자리, 다가오는 세상의 변화들, 이런 환경 속에서 제주도민을 보호하고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큰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역사적 사명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도민들에게 약속했던 도지사 임기를 11개월 남겨두고 중도에 후임자에게 넘기게 된 데 대해 죄송하고 도민 여러분께 사과와 함께 양해의 말을 전한다”며 중도 사퇴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원 지사는 2014년 7월1일 민선 6기 제주도지사에 취임한 뒤 2018년 재선해 지금까지 7년 1개월 동안 도정을 이끌어왔다. 그는 재임 기간 중산간 지역에 대한 보호 등 난개발 차단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힘을 쏟았다. 또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비경작 농지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도내 비거주자 농지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했다.

그러나 제주 제2공항 건설 논란은 차기 도정으로 넘기게 됐다. 그는 지난 2월 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 전체 조사에서는 반대가 우세하게 나왔지만, 건설 예정지역인 성산읍 지역에선 찬성이 높게 나왔다며 제2공항 건설 추진을 밀어붙여 왔다. 이에 대해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등은 강하게 원 지사를 비판해왔다.

그의 사퇴로 구만섭 행정부지사가 도지사 권한대행체제로 제주도를 이끌게 됐다. 도는 행정업무와 정무적 판단을 요구하는 업무가 권한대행에게만 쏠리는 부담을 덜기 위해 정무부지사를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정무부지사를 임명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의회의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제주도의회는 도지사 공석 기간이 10개월이나 되자 좌남수 의장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간담회를 열고 정책협의회를 꾸리기로 했다. 이들은 “상설 정책협의회가 있지만 실무적인 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코로나19 대응과 민생 현안 대응에 공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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