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펄에 사는 꼬막과 이를 잡는 뻘배어업이 발달한 보성 벌교갯벌. 보성군청 제공
한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남해안 자치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 방문자센터 건립과 지질체험학습 운영 등 생태관광 방안을 잇달아 내놨다.
신안, 순천, 보성, 고창, 서천 등 지자체들은 27일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이 전날 중국 푸저우에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며 “갯벌을 터전으로 사는 주민의 삶을 개선하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관광·교육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8년 1월 공동으로 자연유산 신청을 했던 만큼 등재 이후에도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지정구역을 확대하는 등 함께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등재된 갯벌은 전남 신안·순천·보성, 전북 고창, 충남 서천 등에 펼쳐진 해안습지 12만9346㏊로 215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등재 면적의 85%를 차지하는 신안군은 일찌감치 세계유산관리센터 유치와 권역별 방문자센터 건립 계획을 내놨다.
군 세계유산과 주성영씨는 “섬들 사이로 흐르는 크고 작은 조수로 최대 40m 깊이의 펄이 형성되는 등 세계적으로 독특한 공간”이라며 “기반시설뿐 아니라 주민한테 지속가능한 이용의 필요성을 알려주고 생태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수산자원 종자 방묘, 해양쓰레기 수거 등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순천시도 “순천만은 람사르 습지, 생물권보전지역, 국가명승 등으로 지정될 정도로 보존가치가 뛰어나다”며 “철새인 흑두루미를 생태와 평화의 전령사로 삼는다는 목표로 철새전망대, 생태교육장 등을 운영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보성군 역시 “벌교읍 대포·장암·장도·호동리 일원 31.85㎢에 고운 펄 층이 쌓여 있다”며 “이곳에 서식하는 꼬막과 이를 잡는 뻘배어업을 조화해 생태관광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모래 언덕이 형성된 고창갯벌. 고창군청 제공
전북 고창군과 충남 서천군도 지역 갯벌의 특색을 부각하며 활용 방안을 밝혔다.
고창군은 “부안·해리·심원면 일대는 철 따라 펄갯벌, 혼합갯벌, 모래갯벌로 퇴적 양상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희귀한 지형”이라며 “모래나 조개껍질이 쌓여 만들어진 해안 언덕(셰니어·Chenier)을 활용한 아동지질체험(지오드림)을 지속하는 등 생태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천군도 “서면 월하성∼장항읍 유부도 일원 68.09㎢는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하다”며 “지속가능한 보전·활용과 국내외 관광객 유치 등을 아울러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명원 서천생태관광협의체 회장은 “유부도는 주민들만 알고 있기는 아까운 보물섬”이라며 “환경을 망가뜨리지 않고 철새를 관찰할 수 있도록 이참에 전망 시설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가 지자체와 협력해 갯벌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지역사회 발전, 나아가 세계인이 함께 공유하는 소중한 세계유산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적었다.
안관옥 최예린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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