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 국립공원 내 제주산버들 자생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한라산에서만 자라는 국제적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인 ‘제주산버들’의 개체 수가 365그루로 조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공동으로 지난 2년 동안 한라산에 자생하는 제주산버들의 전수조사 결과 이렇게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제주산버들은 한라산 해발 1000m 이상의 계곡을 따라 생육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체의 평균 밀도는 1㎡에 0.042개로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확인된 개체의 크기를 분석한 결과 안정적으로 활착돼 생육하는 큰 개체보다는 크기(방사지름)가 50㎝ 이하인 어린 개체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제주산버들 자생지는 등산로에서 떨어져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세계유산본부 쪽은 밝혔다.
제주산버들은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키 작은 나무로 이른 봄 잎이 나기 전에 꽃을 먼저 피우며 꽃이 진 후에 잎이 달리는 식물이다. 또 고산지대에서의 생육 특성에 따라 나무가 똑바로 서지 않고 옆으로 누워서 자란다.
제주산버들은 전 세계에서 제주도 한라산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로 생육 범위가 매우 제한적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취약종’으로 등재돼 있다.
세계유산본부와 국립수목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주산버들 보전을 위한 연구와 함께 인공 증식을 통한 대량 개체 확보에 나서 자생지 멸종에 대비하기로 했다.
김상용 국립수목원 식물자원연구과장은 “이번 조사로 제주산버들의 보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핵심 정보가 확보됐다. 향후 개체군의 유전 특성, 증식 재배법 개발 등 후속 연구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인 보전사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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