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 직원들이 삼다수를 빼돌렸다가 적발돼 무더기로 직위해제됐다.
29일 제주도개발공사의 말을 들어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을 통해 삼다수 횡령과 관련한 제보가 이뤄진 것을 계기로 확인에 나선 결과 횡령이 사실로 드러나 지난 23일 4명을 직위해제했다. 개발공사는 관련자들이 4명이나 되는 점을 들어 조직적으로 삼다수를 횡령한 것으로 보고 공사 내 감사실을 통해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진행 과정에서 관련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생산된 삼다수를 파손품 등으로 꾸며 빼돌렸으며, 이 과정에서 생산라인만이 아닌 물류와 설비 등 부문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공사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를 통해 제보가 이뤄져 조사에 들어갔다.
문제는 직원들이 삼다수를 조직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빼돌렸는지다. 개발공사가 이런 행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는데도 몰랐다면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공사 쪽은 이번 감사를 통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하는 한편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확인하고 있다. 개발공사는 내부 감사를 통해 이들이 빼돌린 물량과 기간을 확인하고 있다. 또 빼돌린 삼다수를 시중에 유통했는지도 조사해야 할 대목이다. 개발공사 감사와는 별도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이다. 7월 안으로 내부 감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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