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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 사상’ 광주 학동4구역…“이미 철거된 건물들도 위험”

등록 2021-06-14 18:02수정 2021-06-14 18:12

동구청, 전문가 등과 합동점검 “도로유실 등 우려”
14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공무원, 구조기술사 등이 철거 현장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14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공무원, 구조기술사 등이 철거 현장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건물 붕괴로 시민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 사고건물 외에도 위험요인이 많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이들은 장마 전에 철거계획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사고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4일 오전 광주 동구청은 구조기술사, 건축사 등 전문가들과 함께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사업지역 현장 안전점검에 나섰다. 이번 점검은 철거대상 610개 건물 중 철거가 진행 중인 34개 건물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앞서 주택조합은 2018년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학동 일대 12만6433㎡에 있는 건물을 철거해왔다. 서울에 본사를 둔 한솔건설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철거공사를 수주했지만, 지난 9일 붕괴된 건물 철거는 광주에 있는 백솔건설에 의해 이뤄졌다.

철거 현장 곳곳은 미흡한 뒤처리 탓에 안전사고 우려가 컸다. 철거된 건물 대부분 지상 구조물만 해체돼 지하공간은 외부로 노출된 채 방치된 게 대표적이었다. 1층 외벽만 남겨놓은 채 방치된 건물들도 여럿이었고, 현장 곳곳에는 폐기물이 치워지지 않은 채 쌓여 있었다.

또한 광주∼화순 간 도로, 광주 동구 천변우로와 맞닿은 건물은 도로 쪽으로 지하 공간이 뚫려 있어 시급하게 조처해야 할 위험 사항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곧 닥쳐올 장마철에 지하공간에 빗물이 스며들어 토사가 유출되면 인근 도로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포대 천으로 만들어진 높이 5m 상당 현장 가림막 또한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14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진행된 철거 현장 안전점검에서 전문가들이 외부로 노출된 지하 공간을 지적하고 있다.
14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진행된 철거 현장 안전점검에서 전문가들이 외부로 노출된 지하 공간을 지적하고 있다.
점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해체계획을 전면 수정해 안전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수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호남지회장은 “건물을 한동씩 철거한 뒤 다음 건물을 해체해야 한다. 해체계획에는 이런 내용이 자세히 담겨 있지 않다. 또 상부에 철거물이 쌓인 채로 있으면 후속 철거업체가 위험요인을 알 수 없어 위험하다. 지하공간은 비워놓을 것이 아니라 성토(흙을 채움)해 도로유실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표 한솔기업 상무이사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하도급 문제 등은 경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 안전관리를 못해 광주시민들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9일 오후 4시22분께 이곳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 외벽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며 운행 중인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 철거업체 관계자, 감리회사 대표 등 7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학동4구역에는 19개 동 2314가구 규모 아파트가 건설될 예정으로, 2025년 입주 예정이다.

글·사진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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