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주상복합건물 공사장에서 노동자가 도색용 발판에서 떨어져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광주서부경찰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25일 오후 광주시 서구 화정동 한 주상복합건물 신축 공사장의 실내 5층 계단에서 ㄱ(58)씨가 1∼2ｍ 높이의 발판에서 시멘트 계단으로 추락했다. ㄱ씨는 계단의 벽면에 도색을 전에 페인트가 잘 묻도록 표면을 고르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ㄱ씨는 아래로 추락하면서 머리를 다쳤는데, 주변에 동료가 없어 제때 구조를 받지 못했다. 부상한 채 현장에 홀려 남겨진 ㄱ씨는 이튿날 아침 6시30분께 가족의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찾아간 동료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주검을 발견한 다음 날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했다. ㄱ씨는 귀 뒤쪽이 부어오른 상태였다. 경찰은 부검의가 가족에게 뇌출혈이라는 소견을 전했지만 아직 공식 부검 결과를 받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시공사 임직원을 상대로 작업현장의 안전조처를 제대로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김재성 광주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노동청 조사, 부검 결과, 현장 상황,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업무상 과실치사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사고 당일 ㄱ씨가 평소와 달리 유치원에서 귀가하는 손자를 마중하지 않는 등 행적이 묘연하자 이날 저녁 8시15분께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근무 장소를 가족이 정확하게 몰랐었고, 부근 폐회로텔레비전 조회도 늦어지면서 경찰마저 일분일초가 급한 응급순간에 사고현장을 찾아내지 못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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