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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권분운동, 구례 타인능해…남도에 부는 ‘나눔 훈풍’

등록 2021-05-24 16:52수정 2021-05-25 02:01

순천, 한해 동안 1만여명 기부대열 동참
구례, 사회적 약자 돕는 나눔가게 2곳
순천시는 지난해 3~9월 코로나19로 무료급식이 중단되자 사회적 약자들한테 생필품이 들어있는 권분꾸러미 5500개를 전달했다. 순천시청 제공
순천시는 지난해 3~9월 코로나19로 무료급식이 중단되자 사회적 약자들한테 생필품이 들어있는 권분꾸러미 5500개를 전달했다. 순천시청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위기에 몰린 이웃을 살피는 순천시의 ‘권분운동’과 구례군의 ‘타인능해 가게’가 주민의 호응 속에 확산하고 있다. 나눔으로 재난을 이긴 전통을 잇는 활동이다.

순천시는 24일 “지난해 3월 시작한 권분운동에 유치원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줄잡아 1만여명이 동참해 시민운동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권분(權分)’이란 조선시대 고을 수령이 부자들에게 나눔을 권장해 가난한 이웃을 구제하던 풍속을 일컫는다. 다산 정약용이 지은 고을 수령들의 지침서인 <목민심서>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순천시 권분운동은 지난해 3월 말 코로나19 확산으로 무료급식소 운영이 중단된 것을 계기로 시작했다. ‘끼니를 걱정하는 이웃을 돕자’는 제안에 시민들은 기부로 화답했고, 시는 그해 9월까지 결식 어르신 등에게 생필품 꾸러미 5500개를 전달했다. 지난해 11~12월에는 복지시설 등에 마스크 147만장을 지원했다. 올해 초엔 주민 3천여명이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동네식당, 카페 등에서 9억3900만원어치를 미리 구매하는 ‘착한 선결제’에 참여했다.

지난 2월부터는 경제취약계층 8217명한테 생필품을 무료로 지원하는 권분가게도 운영했다. 가게가 열리자 지난 3월5일 이봉례(75·별량면 학산리) 할머니가 직접 농사지은 미나리 100단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자발적인 소액기부가 줄을 이었다. 이달에는 청소년이 빵집·식당·서점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어깨동무가게’도 선정한다. 허석 순천시장은 “전북 익산과 완주 등 자치단체들도 관심을 표명해왔다. (권분운동이) 전국으로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구례군 산동면 원촌리에 문을 연 신 타인능해 희망나눔 가게 1호점. 구례군청 제공
지난 3일 구례군 산동면 원촌리에 문을 연 신 타인능해 희망나눔 가게 1호점. 구례군청 제공

구례군은 ‘신 타인능해 희망나눔 가게’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3일 산동면 원촌리에 1호점을 개설한 데 이어 25일에는 구례읍 봉동리에 2호점이 문을 연다. 조선시대 양반가옥인 토지면 운조루 뒤주에 새겨진 타인능해(他人能解)는 ‘다른 사람도 능히 열 수 있게 (해 주위에 굶주리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문구다. 소유주인 문화 류씨 가문은 이 뒤주에 쌀 두가마니 반을 채워놓고 흉년 때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게 월 3만원어치 물품을 제공하는 1호점에는 주민 50여명이 기부에 참여했다. 운영은 자원봉사하는 주민이 맡는다. 유영만(73) 산동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개점 8일 동안 165명이 찾아와 라면, 달걀, 세제, 화장지 등을 자유롭게 가져갔다. 좋은 뜻으로 시작했으니 운영도 잘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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