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광주와 대구, 민주화 운동으로 ‘교육 달빛동맹’ 맺었다

등록 2021-05-19 15:57수정 2021-05-20 02:30

전교조 대구·광주지부 19일 5·18묘지에서 공동 협약
“정치·경제적 목적 넘어 교육·문화로 동맹 영역 확장”
전교조 대구지부와 전교조 광주지부 교사들이 19일 국립 5·18묘지 민주의 문에서 교육달빛동맹 협약을 한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전교조 광주지부 교사들이 19일 국립 5·18묘지 민주의 문에서 교육달빛동맹 협약을 한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대구와 광주의 교사들이 두 지역의 민주화운동이었던 1960년 2·28과 1980년 5·18을 매개로 연대를 다짐했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전교조 광주지부는 19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묘지에서 ‘교육달빛동맹’을 선언했다. 이들은 5·18묘역 제단 앞에서 헌화와 참배를 마친 뒤 인근 민주의 문에서 공동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선언서를 통해 “대구의 2·28은 4·19혁명으로 가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한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이었다. 광주의 5·18은 신군부의 내란에 결연히 맞섰던 한국 민주주의의 우뚝한 봉우리였다”며 “이런 공통의 전통을 가진 양 도시의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4~5월 두 지역 교사·학생 상호 교류 △2·28과 5·18 관련 수업자료 공유 △참교육 실천 행사 공동개최 등을 약속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민주주의의 역사를 때맞추어 바르게 배우도록 해야 한다”며 “대구시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이 4·19나 5·18을 앞두고 계기수업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보내는데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교육 달빛동맹으로 학생과 시민의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협약은 대구지부에서 광주지부에 먼저 제안해 추진됐다. 거리로는 200㎞밖에 안되지만 인식의 차이는 너무 크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이 때문에 대구에서 작성한 ‘2·28이 5·18에게’라는 선언문에는 학살의 주역인 전두환·노태우 등이 대구 출신일 뿐 아니라 최근까지 <매일신문> 만평 파문과 경북 경주 위덕대 교수의 망언 등이 잇따른 데 대한 민망함도 담겼다. 이런 뜻을 전하기 위해 이날 대구 교사 25명이 광주를 찾았고, 광주에선 5·18 교과서와 상징 배지를 건네며 이들을 반겼다.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장(앞줄 오른쪽)과 김재옥 전교조 광주지부장이 19일 국립 5·18묘지 제단 앞에서 오월 영령을 위한 묵념을 올리고 있다.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장(앞줄 오른쪽)과 김재옥 전교조 광주지부장이 19일 국립 5·18묘지 제단 앞에서 오월 영령을 위한 묵념을 올리고 있다.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대구 학생들은 학교에서 5·18을 배우지 않는다. 전혀 모르고 있다가 대학 진학 이후 충격을 받기 일쑤다. 대구 학생이 배우면 대구 시민이 바뀌고, 전국의 인식도 달라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재옥 광주지부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고 5·18 주먹밥도 나눠 먹으며 공통점을 확인했다. 협약을 계기로 대구는 광주에, 광주는 대구에 한발짝씩 더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

협약식을 마친 이들은 고 윤영규 전교조 위원장의 묘지를 참배하고, 광주 도심의 옛 전남도청 건물과 전일빌딩 245, 오월 어머니집 등을 방문했다.

대구시(달구벌)와 광주시(빛고을)는 지난 2013년 3월 상생을 위한 ‘달빛동맹’을 맺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때 병상을 나누고 달빛철도를 공동으로 건의하는 등 협력을 다졌지만 정치적·경제적 목적에 지나치게 치중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김재옥 전교조 광주지부장(왼쪽)이 19일 국립 5·18묘지 민주의 문에서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장의 윗옷에 5·18 상징 뱃지를 달아주고 있다.
김재옥 전교조 광주지부장(왼쪽)이 19일 국립 5·18묘지 민주의 문에서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장의 윗옷에 5·18 상징 뱃지를 달아주고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