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국제문화컨벤션관에 설치된 순천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순천시청 제공
전남 순천에서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70대가 가족 6명이 확진됐음에도 감염되지 않았다. 백신 예방효과가 입증된 사례로 주목된다.
18일 순천시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0일 순천시 매곡동에 사는 일가족 7명 가운데 6명(전남 1170~1175)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10대~70대인 사위와 딸, 외손녀 2명과 외손자 1명 등은 확진됐다. 그런데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할아버지 정아무개(76)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씨는 75살 이상 백신 접종 대상자에 포함돼 지난 4월2일 1차, 지난 4월23일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일가족이 확진된 10일은 2차 접종 뒤 18일이 지난 날이었다. 일반적으로 항체는 2차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 2주일 안에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할머니는 74살이어서 접종 대상에 들지 못해 백신을 맞지 못했다.
순천시는 함께 생활하는 일가족이 확진됐지만, 백신을 맞은 최고령자만 감염되지 않은 것은 백신 효과라고 판단한다. 전남도 예방대응팀 최경순씨는 “처음 보고를 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 백신의 예방효과가 확실하다”며 “일가족의 모든 조건이 같았고 백신을 맞았는지만 달랐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제약사에서 발표하는 예방률은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백신 접종으로 감염을 피한 실제 사례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시는 정 할아버지가 백신을 맞은 뒤 가족과 어느 정도 접촉했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 순천에선 지난 2월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이날 현재 시민의 9.2%인 2만6125명의 1차 접종을 마쳤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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