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서 여성을 살해하고 미륵산에 주검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70대가 범행을 일부 인정했다.
7일 전북경찰청 등의 말을 들어보면, 경찰은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ㄱ(72)씨로부터 ㄴ(73·여)씨의 주검을 유기한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살해한 사실은 부인하고 있는 만큼 추가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은 ㄱ씨가 지난 2~6일 사이에 자신의 거주지인 전북 익산시 마동의 한 아파트에서 ㄴ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ㄱ씨 아파트 폐회로텔레비전(CCTV)에는 ㄱ씨가 ㄴ씨와 함께 자택으로 가는 장면이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나흘 뒤인 6일 0시30분께 ㄱ씨는 ㄴ씨의 주검을 끌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차량에 탑승했고, 이후 오전 9시께 미륵산 입구를 통과했다.
체포된 뒤 계속 조사를 거부하던 ㄱ씨는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범행을 일부 시인했다. ㄱ씨는 “주검을 내다 버렸다”고 인정하면서도, “자고 일어나보니 숨져있었다”며 살인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ㄴ씨의 몸 곳곳에서 멍이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1차 소견상 사인은 타박상에 의한 쇼크사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피해자의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한 등산객이 전날인 6일 오후 2시11분께 익산시 낭산면 미륵산 송전탑 헬기착륙장 주변에서 낙엽에 덮인 ㄴ씨의 주검을 발견해 신고한 뒤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ㄴ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 등을 근거로 ㄱ씨를 살해 용의자로 보고 긴급체포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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