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현 시인이 18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58.
윤 시인은 강진군 도암면 수양리 출생으로 광주 숭일고 재학 중 5·18민주화운동을 겪었다. 전남대 국문학과에 진학한 윤 시인은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교정과 거리를 누볐던 ‘문학청년’이었디. 전남대 용봉문학회에서 곽재구·나해철·나종영·임동확 등 선배 시인들을 교유하며 시심을 키웠다.
대학 재학생 때 그는 호남 최초의 노동자 야학 출신들이 1980년 5·18항쟁에 대거 참여했던 이야기를 담은 장편시 ‘들불야학’을 ‘5월시’ 동인지에 발표했다. <아픔을 먹고 자라는 나무>(푸른나무)라는 책에 자전적 성장기 ‘동백꽃’을 발표했다. 대학 졸업 후 월간 <사람 사는 이야기> 편집장, 도서출판 ‘광주’ 대표를 지냈고,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출판·자료 담당)와 강진아트홀(큐레이터)에서 근무했다.
30년간의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2009년 고향 강진으로 돌아간 그는 지난해 산문집 <파도가 밀려와 달이 되는 곳>(헥사곤)을 펴냈다. 해남 윤씨 항촌파 종가이자 다산 정약용의 지우였던 윤서유의 옛집 명발당에 거처를 정했던 그는 “지역 활동과 남도 문화예술에 관한 미학적 탐색과 일상 속 가볍지 않은 고뇌가 담긴” 산문 57편을 남겼다.
빈소는 광주시 서구 천지장례식장 5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오전 6시30분이다. 장지는 전남 강진군 도암면 소재 선영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