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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에 잡힌 옛 광주교도소 등 ‘5월 흔적’

등록 2020-10-29 16:04수정 2020-10-30 02:32

사진가 모임 목요 사진 ‘에스오에스 풍경’
5·18 당시 고통당한 시민들 현장 증언도
옛 광주교도소 식구통을 앵글에 담은 김형주 작가 작품. 목요사진 제공
옛 광주교도소 식구통을 앵글에 담은 김형주 작가 작품. 목요사진 제공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옛 광주교도소와 옛 국군통합병원의 5월 흔적들이 앵글에 잡혔다.

사진가들의 모임 ‘목요사진’은 30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1층 지하실에서 5·18기념재단의 후원으로 ‘에스오에스(SOS) 풍경Ⅲ’ 전시회를 연다. 5·18사적지 중 옛 국군광주병원(화정동)과 옛 광주교도소(각화동) 2곳을 소재로 한 작품 50여점이 선보인다. 여기서 고통당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담은 영상 2편도 상영된다.

광주시 서구 화정동 옛 국군통합병원 안 풍경을 담은 엄수경 작가 작품. 목요사진 제공
광주시 서구 화정동 옛 국군통합병원 안 풍경을 담은 엄수경 작가 작품. 목요사진 제공

엄수경 작가는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1980년 5·18 당시, 그리고 현재의 소리·냄새·흔적들을 찾는 작업”이라고 했다. 엄 작가와 김형주·오형석·임성국·장준식씨 등 5명의 작가가 사진기를 ‘모스 부호’로 사용해 과거를 소환했다. 엄 작가는 “당시 두 곳 현장에서 고초를 겪었던 분들을 찾아 사진을 찍고, 증언을 영상으로 담았다. 기억과 흔적들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1980년 5·18 당시 다쳐 옛 국군통합병원으로 이송됐던 기억을 증언한 시민들. 정대하 기자
1980년 5·18 당시 다쳐 옛 국군통합병원으로 이송됐던 기억을 증언한 시민들. 정대하 기자

옛 국군통합병원으로 이송됐던 5명이 증언자로 나섰다. 옛 국군통합병원 인근 아파트 2층에 살던 이성순씨는 느닷없이 날아온 총알을 맞았다. 대학생 임성욱씨는 광주교도소로 끌려가 “(죽었으니)거적 덮어”라는 군인의 말을 듣고 정신을 잃은 뒤 깨어난 곳이 국군통합병원이었다. 송하동 남선 연탄 부근에 살던 장양오씨도 총을 맞고 헬기에 실려 기갑 학교를 거쳐 옮겨진 국군통합병원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옛 국군통합병원 안 소각장과 성당의 모습, 병실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텅 빈 옛 광주교도소 사동과 초소 등 건물 외관과 독방, 갇힌 이들에게 밥을 넣어주는 구멍인 ‘식구통’ 등을 담은 사진도 눈길을 끈다.

옛 광주교도소 안 모습을 담은 오형석 작가 작품. 목요사진 제공
옛 광주교도소 안 모습을 담은 오형석 작가 작품. 목요사진 제공

동화작가, 회사원, 자영업자들이 2011년 꾸린 ‘목요사진’은 2015년부터 잔인한 고문의 현장인 옛 505보안대 터 등을 지속해서 기록으로 담고 있다. 엄 작가는 “옛 505보안대나 옛 광주교도소가 체험·교육공간으로 바뀐다는 게 매우 아쉽다. 그곳에 꼭 어떤 시설을 지으려고 한다면 원형 공간을 그대로 두고 근처 빈 곳에 새 건물을 짓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목요사진 엄수경 작가가 29일 오전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전시작 앞에서 그간 해왔던 사진 작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목요사진 엄수경 작가가 29일 오전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전시작 앞에서 그간 해왔던 사진 작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목요사진 회원들. 뒤 왼쪽부터 김형주, 오형석, 엄수경, 장준식씨. 앉아있는 이는 임성국 회원. 목요사진 제공
목요사진 회원들. 뒤 왼쪽부터 김형주, 오형석, 엄수경, 장준식씨. 앉아있는 이는 임성국 회원. 목요사진 제공

옛 광주교도소 안 풍경을 담은 임성국 작가 작품. 목요사진 제공
옛 광주교도소 안 풍경을 담은 임성국 작가 작품. 목요사진 제공

옛 광주교도소 안 모습을 포착한 장준식 작가의 작품. 목요사진 제공
옛 광주교도소 안 모습을 포착한 장준식 작가의 작품. 목요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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